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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2 저의 운명은 무엇입니까?
동영상을 보다가 다시 눈물이 납니다. 항상 눈물이 흐르게 하는 당신이 밉습니다. 흘린 눈물뒤로 흐르는 반성의 체액을 저는 항상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시 보고싶어집니다. 언제나 당신때문에 울어도 좋으니... 무엇때문일까요?

노무현대통령님께 쓰는 편지

저는 오늘 몇가지 반성을 합니다.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반성할 일은 무척 많습니다. 그 중에 당신이 있어 하는 반성 말입니다. 자기기만을 통해서라도 얼마든지 숨길 수있는 비밀들을 오늘 반성합니다. 듣고 계시죠?

첫번째 반성 : 과연 가식없이 이 나라를 이 사회를 사랑하였나? 아니 나 자신을 사랑하였나?
 
몇번은 있습니다. 

 한번은 대학교 다닐때 "수립 민주정부! 타도 노태우!"를 외치며 거리를 달릴때 원없이 사랑했습니다. 그것이 사랑이야 비웃어도 제가 진심으로 그때 대한민국을 사랑했습니다. 민주정부만 세워지면 세상은 살기좋은 곳이 될거야. 그리고 지금 이렇게 달리는 것, 가슴이 터지도록 민주정부에 대한 갈망을 외치는 것만으로 민주정부는 만들어 진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군대가서 주둔지 공사를 할 때 하늘을 보고 누었는데 가을의 드높고 파란 하늘은 너무도 아릅다웠습니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민주정부보다도 파란 하늘을 사랑했습니다. 그 때 지금의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리도 아름다운 우리의 강산을 이제야 느낀다. 체류가스맡으며 오지않는 민주정부를 외치며 세상을 원망하는 우리 젊음이 얼마나 불쌍한가? 아름다움을 아름답게 보지 못하는 것이 정말 참된 삶인가?"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한 원망만을 하며 보내는 젊음 보다는 패쇄된 군대라는 공간에서 느끼는 시간의 멈춤이 주는 여유를 통해 바라본 하늘은 새로운 사랑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신이 대통령이 되었을때 이 사회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불가능한 꿈도 이루어지는 우리 사회가 고맙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렇게 민주정부는 현실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앞에서 말한 두가지의 사랑이 공존하는 것이 불가능했는데 이제 맘편히 우리나라를 이 사회를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눈물겨운 저의 내부의 싸움이 평화를 되찾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저에 대해서는 끔찍히 사랑한다고 느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제가 거창하게 나라를 맘놓고 사랑할 수 있었던것도 제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듣고 저는 머릿속이 텅빔을 느꼈습니다.
 민주정부는 국민을 사랑한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오는 것은 아니구나.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오는 것이 아니구나. 그럼 어떻게 해야 당신같은 사람들이 춤추며 미래를 이야기하고 막걸리 마시면서 오늘의 희노애락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민주정부가 올까요? 이 미친 사회를 나라를 사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리고 그 상황이 오는 것에 일조한 무지한 제 자신을 다시 사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두번째 반성 : 왜 사는가?      

그저 잘 살고, 정직하게 살면 되는 것인가? 왜 살아왔는지 과거를 돌이켜봅니다. 대학 갔으니까. 취직했으니까? 결혼했으니까? 아이를 낳았으니까? 왜 이리도 새롭게 사회를 배워야 하는 것이 많은지... 그렇게 새로운 사회를 배워왔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새롭게 또 새롭게 적응하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저 너머에는 뭔가가 있겠지. 아니 그 다음 너머에는 무엇인가가 있겠지. 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 가는데 분명 무엇인가가 존재 할 거야. 하지만 점점 그 너머로 오면서 쌓인 과거는 제 자신을 시커멓게도 하고, 찢어 놓기도 하고, 이제는 심지어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 갈 수는 없잖아. 그래 이것이 삶인 거야하며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잘 사는 것인가요? 참된 삶을 사는 것인가요?

세번째 반성 : 당신을 보낼려면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민주정부에 대한 꿈을 이루게 해주었다고 좋아했던 당신을 보낼려면 과연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어떻게 해야 우리가 꿈꾸던 제대로 된 민주정부, 아니 모두가 즐거운 사회가 될까요? 온몸으로 당신이 짊어 지었던 운명은 도대체 무었이었나요?

봉화마을에 가서 오리농사를 지으면서 보여줄려고 했던 것이 과연 무엇이었나요? 

성숙한 시민인가요? 성숙한 시민들이 넘치는 사회가 진정 우리가 바라던 사회인가요? 대답하세요. 과정상 상식이 통하고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가 오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요?

트위터의 프로필사진을 당신으로 바꾸고, 이번 지방선거에 정권을 심판한다고 오지는 않는다는 것은 암니다. 하지만 지금 제 초라한 모습으로는 그것이라도 해야지 맘이 편할 것 같습니다.

"균형이 있는 사회", 생태적 환경으로 경제든 정치를 바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해야 할일은 무엇인가요?

과연 저의 운명은 무엇입니까?


2010년 5월22일 밤

-당신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울 한 사람이- 

운명이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노무현재단 (돌베개,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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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 이 책에 그 답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마음에 책을 보기가 두렵습니다. 


Posted by 구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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