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쌀 독이 되는 쌀]

"네오비전 홍종명 대표님의 강연 원고"


# 9. 인류는 왜 밀과 쌀을 정제해 먹기 시작했나?



 사람들은 산업혁명 이후로부터 곡물을 정제해 먹기 시작했다.

곡물을 정제하면 유통기한이 늘어나고,

당분해를 늦추는 섬유질이 제거되어 소화가 간편해진다.

 

또한 곡물가루가 미세하게 갈리면,

소화효소에 노출되는 표면적이 커져 전분이 더 빨리 포도당으로 변한다.

 

1870년 무렵, 도정 기술에 강철과 자기로 된 롤러가 도입됨으로써

1880년 경에는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 쉽게 정제된 밀가루를 먹을 수 있게되었다.

 

롤러의 출현으로 배(씨눈)와 겨를 제거하고

배젖 부분(주로 전분인)만을 남겨 놓으므로써 하얗게 보기 좋고,

통밀보다 잘 썪지 않는 밀가루를 수개월 동안 선반에 두고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밀가루를 먼 곳까지 운반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의 밀가루는 말하자면 최초의 산업 식품이자,

최초의 패스트푸드인 셈이다.

 

문제는 이 눈부신 백색 밀가루가 영양면에서는 거의 무가치하다는 것이다.

 

이런 정제 기술이 널리 퍼진 곳마다

펠라그라병각기병이 발생했다.

 

모두 배(씨눈)와 겨에 들어 있는 비타민 B 부족으로 생기는 병이다.

각기병은 비타민 B가 부족해서 생기며,

펠라그라병 역시 비타민 B3(니아신 ; 밀에 들어 있는 성분)가 부족해서 생기는 병으로

피부염, 설사, 치매등이 오며 치료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른다.

 

이차대전 당시 일본 해군에는 유령선이 있었다고 한다.

백미를 군량미로 공급 받은 해군 선원들이 각기병에 걸려 모두 죽자

배가 저 혼자 떠돌아 다녀 유령선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이런 예는 바로 코넬 대학교의 쥐실험이 인간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한때 미국에서 “강력 밀가루”란 상품이 나오기도 했다.

비타민을 밀가루에 첨가해서 판매한 것이다.

이미 있던 영양소를 깍아버리고 다시 합성 비타민을 첨가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인류가 쌀과 밀을 정제해 먹기 시작한 것은 식감과 유통이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잘못된 관행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   

Posted by 구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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