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밖의 경제학]의 저자인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가 고전적인 착시현상과 직관에 반하는(때로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통해서 우리가 의사결정을 할 때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얼마나 비이성적인지를 보여줍니다.

http://tedxseoul.com/wp/talks_content/542


댄 애리얼리는 듀크 대학의 행동 경제학 교수로 인간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연구합니다. 댄 애리얼리는 2009 서울디지털 포럼에서도 강연을 했었는데요. 흥미로운 그의 TED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제목처럼 간단한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2대 2 미팅에 갈때 어떤 친구와 가는것이 도움이 될까요?

1. 좀 잘 생긴 친구와 함께 가서 더불어 나아보이는 효과를 누린다

2. 나보다 좀 못생긴 친구와 함께 가서 내가 상대적으로 나아보이도록 하여 상대로부터 호감을 사도록 한다.

어떤 친구랑 같이 가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댄 애리얼리도 같은 질문에 대해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Tom_Jerry.JPG

한데, 실험이 좀 독특합니다.


내가 Tom이라고 하고 Jerry라는 친구를 미팅에 데려간다고 하면,

Tom과 Jerry를 비교하면 되는데,

Tom과 Jerry뿐 아니라 가운데에 다른 얼굴도 넣어 비교를 합니다.


다른 얼굴이 누구냐에 따라 Form A와 Form B로 구분이되는데요.

Form A는 Tom과 Jerry에 Jerry를 왜곡하여 Jerry’을 가운데 넣었습니다.

그리고 Form B에서는 Tom과 Jerry에 Tom을 약간의 왜곡하여 Tom’를 만들었습니다.


괜한 선택사항을 넣고 비교한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 의미없어 보이는 선택 사항때문에 아래와 같은 결과가 발생합니다.

비교.jpg


Form A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사람은 Jerry이고,

Form B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사람은 Tom입니다.


즉, 각 실험에서 왜곡된 사진을 넣는 불필요한 선택사항을 넣었는데, 결과는 그 왜곡 된 사진의 주인공이 선택을 더 많이 받게 되엇습니다.


왜일까요?

한가지 실험을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설문2.jpg


위에 그림처럼 어떤 경제지를 구독하는 설문인데요…

다시 설명하자면 ..


1. 온라인 구독 $95

2. 인쇄물 구독 $125

3. 온라인 구독과 프린트 가능 $125


위와 같은 선택 사항중에 고른다면 어떤 것을 고르게 될까요?

댄 애리얼리는 2번의 선택 사항에 대해 불필요해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경제지 운영팀에 문의도 해보았는데요.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그는 이 설문을 MIT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었는데요.

결과는 아래와 같았다고 합니다.

설문1.jpg

설문_1.JPG

3번째를 선택한 사람이 더 많네요.


흥미롭게 생각한 댄 애리얼리는 처음에 필요없다고 생각한 2번 항목을 제외하고 다시 실험을 합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차이가 생겼습니다.

설문.jpg

1번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다시 한번 내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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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필요 없을 것 같은 2번 항목이 있고, 없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다니…

참 신기합니다.


처음에 보여드렸던 Tom과 Jerry의 결과도 변형된 Tom’과 변형된 Jerry’이 없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요?

우리는 Tom과 Jerry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선택하겠죠?!

변형되거나 의미 없다고 생각한 항목이 선택 사항으로 주어졌을때,

우리는 객관적인 판단 보다 주어진 것에 대해 비교하고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들 중에 어떤 왜곡된 항목이 추가되어 있어

나의 결정이 바뀌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모든 상황에 올바르게 판단했을까?

그 주어진 상황이란 조작되거나 유도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드니 살짝 무서운 생각도 듭니다.


어쨌거나, 어떠한 결정이 주어진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그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 놀랍습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장기기증.jpg


장기 기증에 대해 유럽 국가별 지원자 수에 대한 비율을 보여주는 그래프인데요…

특정 국가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장기기증을 한다고 되어 있고,

또 다른 국가에서는 그 비율이 매우 적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국가의 문화적 특징 때문이나 장기 기부에 대한 선전 여부에 따라 그들의 행동이 달라져서 그런 것일까요?


댄 애리얼리는 설문 조사 항목 때문이라고 합니다.

장기기증 표.jpg


장기기증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첫번째 항목처럼 질문을 합니다.


1. 장기 기증을 원하시면 선택하세요 -> 사람들은 체크를 하지 않습니다.

2. 장기 기증을 원치 않으시면 선택하세요 -> 사람들은 체크를 하지 않습니다.


질문의 내용과 상관없이 설문 내용에 체크를 하지 않는 사람들….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향으로 질문을 수정한다면, 원하는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저도 잘 쓰는 방법이고, 여러분도 아시리라 생각이 드는데요…

메일을 보내놓고, “회신하지 않으시면 참석하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라고 메일을 쓰면…

답변이 오고,

“참석 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답메일 부탁드립니다.” 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무응답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참석율을 높여야 하는 모임 공지 메일에는 “회신하지 않으시면 참석하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라고 씁니다.


장기 기증에 대한 그래프를 보고 대부분의 사람의 행동이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이 설문을 하거나, 저처럼 메일을 보내는 사람의 경우는 장기기증을 수를 늘리거나 참석율을 높이기 위해

위의 방법(사람들이 행동하는 방향을 파악하여…)을 쓰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이런 질문을 받는 사람이라면… 참 주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잠깐의 게으름때문이나 주어진 상황에 대한 판단때문에 원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다시 말해, 댄 애리얼리의 이야기처럼 우리의 결정은 어쩜 누구가에 의해 결정당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할 것같스니다.

처음 질문처럼, 나와 같이 미팅에 갈 친구는 좀 못생긴 친구겠죠?

그리고 만약 누가 나와 같이 미팅을 나가자고 한다면, 그 친구가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나를 데려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잘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구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