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일년 남은 딸에게-

오늘은 요즘 듣고 있는 일빵빵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 특히 거기에 나오는 똘복이라는 친구를 생각하며 요즘 친구들의 삶을 옅보는 것 같아.

지난번에 미국을 다녀오면서 영어 공부에 대한 욕구가 더 커진 것 같아. 영어를 중고등학교 6년동안 공부를 하고 처음으로 영어공부에 대한 고민을 한 것 같아.
한 마디도 못 알아 듣겠고, 고작 한마디 '하와유'만 하고 돌아왔지. 에어비엔비를 통해 알아본 숙소에서도 주방과 욕실 사용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느낌으로 이해했어.
그것뿐아니라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는 거의 영어공부를 하지 않은 날 원망했지. 지하철에서 교통카드에 충전을 하려고 보낸 10분의 시행착오는 오히려 귀여운 순간이었지.

정말 압권은 니 선물사려고 찾은 애플삽에서야. 도저히 살려는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었고, 사고 싶은 것을 고르는 것은 더 힘들더라고. 학교에 있던 너와 카톡을 하면서 소통을 하는데 정말 힘들었어. 다행히 애플워치 시계줄을 무사히 사오기는 했지.

국제 미아가 될 것 같던 입국의 순간은 얼마전 함께 본 '아이캔 스피크'를 보면서 이야기를 했듯이 너무 무서웠어. 공무원들이 위 아래를 처다보는데...

이야기가 많이 빗나갔네. 조금만 더 할께. 영화를 보면서 내가 걷고, 만지고, 느끼던 워싱턴의 하늘빛을 보았어.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큰 감동의 순간이었어. 영어 못해서 고생을 했지만,  그 여행은 '아이캔스피크'를 보면서 의미를 찾았지. 정말 꼭 해외여행을 혼자나 친구들과 다녀와. 올 겨울에 일본에 간다고 했지!

이제 일빵빵이야기로 들어 갈께. 오늘까지 아직은 46강을 듣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크게 틀어 놓고 듣잖아. 시끄럽다고 했지. 그런데 아빠는 이유가 있었어.
첫번째는 니가 공부를 하면서 힘들 때, 영어때문에 고민하는 아빠를 생각하기를 원했어. 결국 공부는 대학가려는 것만이 이유가 아니라고 말이야.
그리고 두번째는 공부는 하고 싶은 이유가 명확해 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 대학을 왜 가야 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던 네가 대학에 가겠다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에 나도 용기를 얻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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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듣게 된 일빵빵은 두가지의 신선한 느낌을 주었어. 너도 생각해봐.
영어 공부를 내가 잘 못 했구나라는 생각이 첫번째야. 단어를 외우기만 했어. 시험을 보려고. 결국 듣고 말하기는 문장인데, 그 많은 단어를 외웠어도 하나도 쓸모가 없었지.
그리고 두번째는 강사와 함께 대리 수강생이 되어 준 고3 졸업생(지금은 더 시간이 지났지.) 똘복이라는 친구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지. 너 처럼 학교에서 배운 영어가 문제였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나만의 문제라 생각했는데 지금 졸업한 고등학생도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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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목표는 다시 한번 혼자서 떠나는 여행을 하고, 공부한 영어를 써먹어 보는 거고, 그 다음 목표는 우리 가족 유럽여행이야. 그때 스페인어나 독일어 배우싶어 질지도 모르겠어. 일때문에만 공부를 하면 재미 없지만, 이 두가지 목표를 정하고 매일 아침 공부를 하는데 너무 재미있어. 그리고 실력(?)도 느는것 같고.
딸! 내년 수능 끝나고 우리 유럽여행 가자.
Posted by 구라다